‘18’일은 스트레스 푸는 날

[경향신문 2004-08-18 18:11]

18일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에메랄드홀에 마련된 ‘방음방’. 오후 1시가 되자 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양한 원성과 함께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‘욕지거리’들을 쏟아냈다. “×까라! 너가 그렇게 잘났어?” “×새끼 한번 맞아볼래?” “××, × 같은 세상!”

대한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가 매월 18일을 ‘스트레스 탈출의 날’로 지정, 이날 그 첫 행사를 가진 것이다. 협의회 이범용 홍보이사는 “극심한 경기침체와 흉악한 범죄소식 등 여러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시민들이 잠시나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”고 말했다. 18일을 스트레스 탈출의 날로 정한 것은 18이라는 숫자발음이 흔히 하는 ‘욕’과 비슷한 점에 착안했다고 그는 설명했다.

행사는 ▲매시 정각부터 18분18초간 마음껏 욕할 수 있는 ‘욕타임’ ▲스트레스 대상 이름을 적어놓고 마음껏 두드리는 ‘북어 때리기’ ▲스트레스 내용을 적은 쪽지를 날려보내는 ‘풍선날리기’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. 또 스트레스·우울증·불안 등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을 위한 전시행사와 스트레스 및 우울증 진단 테스트, 전문의의 강연과 무료상담 등도 동시에 진행됐다.

행사에 참석한 김모씨(41·회사원)는 “마음껏 욕을 하고 난 뒤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꼈다”며 “그러고 나니 미웠던 사람도 용서하게 됐다”고 털어놨다. 협의회는 매월 18일을 ‘스트레스 탈출의 날’로 지정해 장소를 바꿔가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.

* 행사장 이모저모 (락싸의 스트레스 장비 활용부분만 발췌!)*

〈선근형기자 ssun@kyunghyang.com〉